사견

2024 회고

마로그래머 2024. 12. 3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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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비스를 B2B로 전개하는 것에 대한 고민

AI 서비스가 유망할 것 같은 분야 중 하나가 마케팅이다. 리포트 자동화, 유저 분석 등 가능성이 많아 보였다. 그래서 내가 개발자임에도 마케팅 회사(그로스 마케팅)로 이직한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직접 그 안에 들어가야 보이는 것들이 있으니까. 그리고 그런 걸 서비스화해서 회사 내부에서 운영해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요즘 드는 생각이 있다. 마케팅 분야는 데이터가 방대하고, 반복적인 작업이 많아 AI가 적용되기 딱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리포트 작성에서는 여러 광고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정리해야 하고, 유저 분석에서는 다양한 데이터를 빠르게 통합해 인사이트를 도출해야 한다. 이런 작업은 AI가 처리 속도와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봤다. 하지만 막상 현실에 들어와 보니,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을 넘어서, 시니어 마케터들이 쌓아온 경험과 직관이 필요한 부분이 많았다. 이들이 원하는 수준의 AI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깊이 있는 이해와 판단력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마케팅 시장은 유동적이고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래서 AI가 설령 환각(hallucination)을 일으켜도 문제없이 쓰일 여지가 있다고 봤는데, 역설적으로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시니어 한 명 한 명의 판단과 경험이 너무 중요하다. 결국 업계가 원하는 건 시니어급 판단력을 가진 AI 서비스인 듯하다.

그렇다면, 인턴 수준의 AI 서비스는 어떨까?

광고주마다 요구사항이 다 다르고, 그때그때 AI가 역할을 쳐내야 한다면 서비스가 너무 커지고 복잡해진다. 게다가 신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지금으로선 유능한 시니어 AE(광고운영자)나 마케터가 AI를 활용해서 일을 하는 방향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본다.

AI 서비스의 가능성을 위한 방향성

일하면서 AI가 할 수 있는 일, 못 하는 일을 명확히 인식하고, 시니어들이 느끼는 갈증을 하나씩 모아야 실질적인 AI 서비스의 뼈대를 설계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내가 시니어 AE나 마케터의 관점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으니, 당장 그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만들기는 어렵다. 결국, 시니어들이 AI를 활용하면서 느끼는 부족함이 쌓일 때까지 기다리는 것밖에 답이 없다고 본다.

물론 앞으로도 시니어 AE나 마케터가 대형 AI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혼자서 다 해결하고, 굳이 새로운 AI 서비스의 필요성을 못 느낄 수도 있다. 근데 지금은 AI를 활용해 시니어 마케터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정보가 쌓여야만 B2B AI 서비스가 효과적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점은… 그 분들은 AI를 도입해서 와장창창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결론

AI의 비용과 한계 때문에 AI 서비스는 B2B로 가야 한다고 봤지만, 지금의 나에겐 시기상조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남는 시간에 B2C 서비스를 만들어서 급변하는 AI 시장에서 온 몸 비틀기!!!

AI 서비스는 멍청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한다.

AI 서비스에 대한 컨퍼런스나 강연을 보다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 “지금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에 한다.”
  • “지금 일어나는 AI 서비스의 문제는 곧 있으면 해결이 된다.”

AI 서비스를 구축한 회사나 AI 서비스를 사용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실질적으로 회사 내의 원인을 해결하거나 실질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도입하지 않았다.(물론 해결을 아예 못 하진 않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있어서 그렇지)

AI로 인한 업무 비용 증가나 임직원들의 능률 저하를 감수하고서라도 시장과 발 맞추어 가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들의 입장에선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뛰어들기 위해서 몸을 풀고 있는 것이다.

이 말은 틀린게 아닌 것 같다. 실제로 생성형 AI의 경우 근 몇 년간 비용과 성능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것을 반복하고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일단 사용하다보면 해결되니 지금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회고를 블로깅하는 이유

제 생각이 저만의 좁은 시야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반대 의견이든 공감이든 다양한 시선으로 확장된다면 그 자체로 제게 큰 성장의 기회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개인 노션에 적은 회고 중 일부를 이렇게 공유해봅니다.
의견이 있으시다면 편하게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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